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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페의 사진가들 — 다큐멘터리에서 카메라 없는 사진까지

미술 산책 · 발행 2026-04-20 · 씨앗페

기록과 실험, 풍경과 사유. 씨앗페 2026의 사진 작가 10명이 보여 주는 한국 현대 사진의 폭. 각자의 작업 세계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손은영, 〈언덕위의 집〉
손은영, 〈언덕위의 집〉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담는' 매체라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씨앗페 2026의 사진 작가 10명을 차례로 만나면 그 정의가 곧바로 흔들린다. 누군가는 기록을 위해 오래된 거리를 걷고, 누군가는 회화처럼 보정해 '기억의 집'을 짓고, 누군가는 카메라 없이도 사진을 만든다. 사진이라는 한 단어 안에 여러 길이 있다는 뜻이다.

이 글은 10명의 사진 작가를 네 개의 축으로 묶어 소개한다.

기록과 다큐멘터리

조문호 — 렌즈로 포착한 세계의 경계

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주요 기록자. 경계·변방·잊히는 풍경을 오랫동안 찍어 왔다. → 조문호: 렌즈로 포착한 세계의 경계

정영신 — 사진으로 기록하는 시간의 층위

시간의 결을 층층이 담는 사진가. 기록의 태도와 미학을 함께 가진다. → 정영신: 사진으로 기록하는 시간의 층위

풍경과 공간

김수오 — 낮에는 한의사, 밤에는 오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경희대 한의대 박사를 거친 뒤, 제주로 돌아온 한의사이자 사진가. 밤의 오름과 제주마의 사계를 담는다. 씨앗페 출품작 〈오름의 아침〉. → 낮에는 한의사, 밤에는 오름: 김수오의 신들의 땅

이열 — 카메라와 함께 걷는 예술의 길

일상과 여정의 풍경. 카메라를 '걷는 도구'로 삼는 태도가 사진 안에 남는다. → 이열: 카메라와 함께 걷는 예술의 길

손은영 — 20년의 침묵 끝에 돌아온 셔터

이화여대 서양화과 출신. 결혼 후 20년을 엄마로 보내고 아이들을 찍으려 카메라를 들었다가 사진가의 길로 들어섰다. 제2회 FNK Photography Award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소장. 씨앗페 출품작 〈언덕위의 집〉. → 20년의 침묵 끝에 돌아온 셔터: 손은영의 집과 정원

실험과 경계

이수철 — 카메라 없이 찍는 사진

오사카예술대학 사진학과 출신. "반드시 카메라로 찍어야 사진인가?"라는 질문을 화면으로 옮긴다. 인화 과정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실험을 해 왔다. → 카메라 없이 찍는 사진: 이수철의 포토그래피 경계

라인석 — 반듯한 곡선, 휘어진 세계

"직선도 곡선으로 본다"고 말하는 사진가. 인화지를 긁어 잉크가 스미게 하거나, 도시의 상징을 휘어 찍는다. 씨앗페 출품작 〈서울타워로부터〉. → 반듯한 곡선, 휘어진 세계: 라인석이 찍는 서울

라인석, 〈서울타워로부터〉
라인석, 〈서울타워로부터〉

정금희 — 꽃이 떨어져 흙이 되다, 일체유심조

홍익대 사진학 박사. 부산을 거점으로 "花落以土(화락이토)"와 "동해선 역사驛舍·역사歷史" 시리즈를 이어 왔다. 불교 유심론을 창작론으로 가져오는 작가. → 꽃이 떨어져 흙이 되다: 정금희의 花落以土

사유와 비평

최재란 — 쿼크와 카이로스 사이

중앙대 사진 +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 석사. 입자물리학의 '쿼크의 시간'을 수원의 산책길 자연물과 겹쳐 사진으로 옮긴다. → 쿼크와 카이로스 사이: 최재란의 수원, 시간의 사진

최재란, 〈쿼크의 시간 #111〉
최재란, 〈쿼크의 시간 #111〉

이광수 — 사진비평가의 回 연작

부산외국어대 명예교수이자 사진비평가. 본인은 회화(아크릴) 작업을 하지만, 사진을 오래 언어로 다뤄 온 사람이 붓을 드는 경로는 사진 담론 안에서도 의미가 있다. '回'라는 기호의 반복이 그 출발점. → 돌아올 回: 사진비평가 이광수의 여섯 개의 회화

사진을 사는 이들을 위한 가이드

사진 작품은 특히 보관 환경에 민감하다. UV 차단, 습도 관리가 핵심.

렌즈 너머의 연대

한국 예술인의 84.9%가 제도 금융에서 배제된다. 씨앗페 출품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이 만드는 상호부조 기금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에게 저금리 대출로 이어진다.

10명의 사진 작가 중 누군가는 다큐멘터리로 사회의 경계를 오랫동안 기록해 왔고, 누군가는 뒤늦게 셔터를 잡고 20년의 공백을 회복하고 있다. 서로 다른 경로지만 한 자리에 모인 순간, 각자의 작업 시간이 기금 안에서 얽힌다. 한 사진가의 셔터 하나가 다른 예술인의 월세로 번역되는 구조가 여기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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