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부산 생. 부산수산대 식품공학과를 나와 1989년 그림마당 민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인철은, 2025년 파리까지 '홀로이즘'의 화면을 끌고 간 민중미술 원로 작가다.

이인철은 식품공학과를 나왔다.
1955년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1983년 부산수산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청년이, 1989년 서울 그림마당 민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제목은 《우리들의 일상-I》. 같은 해 전주 온다라미술관 초대전도 이어졌다. 한국 민중미술의 결정적 공간에서 화가의 이력이 시작된 셈이다.
그림마당 민, 그 이후 30년
이인철의 개인전 제목들은 한국 사회사의 결을 따라 걷는다.
- 1989 《우리들의 일상-I》, 그림마당 민, 서울
- 1992 《우리들의 일상-II》, 그림마당 민, 서울 / 온다라미술관, 전주 / 갤러리 누보, 부산
- 2005 《Good days! 안녕한 일상들》, 덕원갤러리, 서울
- 2006 《Good days!!》, 부산민주공원 초대전
- 2010 《Old story》, 박진화 미술관 초대전, 인천
- 2018 《In the paradise》, 나무아트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21 《지구 표류기》, 부산 민주공원 초대전
- 2023 《거리에서》, 나무아트 갤러리 초대전, 서울
- 2025 《홀로이즘(From the Invisible to the Visible)》, Artverse in Paris
민중미술의 출발점인 그림마당 민과 온다라미술관에서 시작된 작업이, 2006·2021년 부산 민주공원 초대전을 거쳐 2025년 파리의 Artverse까지 간다. 《우리들의 일상》이 한국의 80~90년대 보통 사람의 얼굴이었다면, 《홀로이즘》은 그 일상을 국제 무대의 문법으로 다시 쓴 제목이다.
단체전 150회, 그리고 2025
작가의 이력에는 단체전 약 150회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그 중 2025년 한 해에만 다음 전시들이 기록된다.
- 《판을 뒤집다》, 경기미술관
- 《호수에 뜬 달그림자와 같은 헛소리》, 아르떼 숲
- 《5.18 민중항쟁 45주년 미디어 아트 특별전 REGENERATION》, 대안예술공간 이포
- 《평화 문화제 — 동두천 평화의 깃발전》, 소요산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농성장 앞 주차장
- 《세계예술인 한반도 평화대회 Art Revolution》, 헤이리 예술마을 갤러리 한길
- 《정선 국제책사랑 장서표전》
- 《빛의 연대기》, 민주화운동 기념관
민주화운동 기념관, 5.18 45주년 미디어아트 특별전,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 농성장. 전시 장소의 이름들이 이인철의 관심 주제를 또렷이 드러낸다. 70세의 원로 작가가 여전히 한국 현대사의 현장 한가운데 서 있다.
金씨와 李씨, 두 개의 목판채색

씨앗페 2026 출품작은 1991년과 1992년 작업 두 점이다.
제목 자체가 '김씨'와 '이씨'라는 한국의 가장 흔한 두 성씨다. 金과 李. 고유명사도 아니고 풀네임도 아닌, 익명성에 가까운 성씨만 놓인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한국인 누구나의 얼굴을 가리킨다. 민중미술이 '보통 사람'을 호명해온 전통을, 작가는 35년 전의 목판화로 이미 시작하고 있었다.
두 점 모두 목판화에 채색을 더한 작업이다. 판화의 반복성과 회화의 개별성이 한 화면에서 만난다. 《우리들의 일상-II》 시기(1992)의 작품이 씨앗페를 통해 2026년의 관객과 다시 만난다. 35년의 시간 차는 그 자체로 하나의 기록이다.
원로의 연대, 계속되는 궤도
한국 예술인의 84.9%가 제도 금융에서 배제된다. 씨앗페 출품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이 만드는 상호부조 기금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에게 저금리 대출로 이어진다.
이인철의 이력은 처음부터 '그림마당 민'으로 시작됐다. 동료 예술가들이 함께 만든 공간에서 자신의 작가 이력을 열었던 사람이, 70세에 다시 상호부조의 자리에 참여한다. 40년의 궤도가 끊기지 않았다는 증거. 《우리들의 일상》이 40년 전의 民을 불렀다면, 2026년의 씨앗페는 오늘의 民을 부른다.
金씨와 李씨가 계속되는 방식
한국에서 김씨와 이씨는 여전히 가장 많다.
그리고 그들의 일상도 여전히 계속된다. 이인철의 1991년 목판화가 2026년의 씨앗페 벽에 걸릴 때, 金씨와 李씨의 '우리들의 일상'은 공백 없이 이어진다. 판을 뒤집고, 빛의 연대기를 이어가는 한, 일상의 작가도 계속 일상을 그린다.
이인철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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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페
발행 2026-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