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동아미술제부터 2025년까지. 강화장터의 거리 개인전과 그림마당 민을 거쳐 온 민중미술 작가는, 2023년 씨앗페 기금전에 이어 2026년에도 함께 선다.

1985년 여름, 강화장터에 그림들이 걸렸다.
광복 40주년 기념 거리 개인전. 칡뫼 김구가 자신의 고향 강화의 장터에 그림을 펼친 자리였다. 같은 해 서울 그림마당 민에서는 《80년대 대표작품전》. 그의 40년은 전시장 밖의 거리와 안의 갤러리를 번갈아 밟으며 시작됐다.
1982,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가의 공식 궤적은 1982년 동아미술제 출품(국립현대미술관)에서 시작된다. 이듬해 앙데팡당전(국립현대미술관), 1984년 칡뫼화랑 향토작가전, 1985년 거리 개인전과 그림마당 민 《80년대 대표작품전》, 1986년 그림마당 민 《젊은 세대에 의한 신선한 발언전》. 민중미술의 공적 무대가 열리던 시기의 한복판이다.
이후로 칡뫼 김구의 개인전과 단체전 목록은 동시대 한국 사회의 사건들과 나란히 놓인다.
한국 사회의 기록, 전시의 형식으로
- 2018 《핵의 사회전》(무국적 아트스페이스)
- 2018 《평화.통일.염원 DMZ 국제초대전》(오두산 통일전망대)
- 2019 《대한민국 검찰전》(스페이스 유니온)
- 2021 《김수영 탄생 100주년 기념전》(르프랑)
- 2023 《후쿠시마 조삼모사전》(아르떼 숲)
- 2023 《10.29 이태원 참사 넋기림전》(아르떼 숲)
- 2023 《정전 70주년 기획전시 그리운 얼굴전》(임진각)
- 2023 《나무 파르티잔의 게릴라전 — 홍범도 장군의 초상전》(나무아트)
- 2024 《황무지, 우상의 벌판전》(나무아트)
- 2025 《황무지 유령의 벌판전》(57Th 갤러리)
핵, 통일, 검찰, 후쿠시마, 이태원, 홍범도, 황무지. 단어들 자체가 한국 현대사의 쟁점이다. 칡뫼 김구의 개인전 제목들은 그 쟁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 《아프다》(2018), 《슬프다》(2020), 《바라보다》(2022).
그리고 분단이 현실에 드리운 사회 현상은 《황무지, 우상의 벌판》(2024) · 《황무지, 유령의 벌판》(2025) · 《황무지, 신화의 벌판》(2026 준비 중) 이라는 '황무지' 3부작으로 이어진다. 세 개의 벌판 — 우상, 유령, 신화 — 이 한국 현대사의 층위를 각기 다른 결로 호출한다.
2023 씨앗페 기금전, 그리고 2026
2023년, 그는 이미 씨앗페에 함께 섰다. 《씨앗페 예술인지원 기금마련전》(인디프레스). 이번 씨앗페 2026은 그에게 재회의 자리다. 거리에서 갤러리로, 갤러리에서 동료 예술인의 월세로 이어지는 40년 연대의 연장선.
밤골목길과 붉은 말

씨앗페 2026 출품작 네 점 중 세 점은 '밤골목길' 시리즈다.


2013년 경인미술관에서 《밤골목 이야기》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가, 15년이 지난 2025년에도 같은 주제로 돌아온다. 눈 내리는 밤골목, 누군가의 귀가, '에덴하우스'라는 옛 가게 간판. 한국의 도시가 재개발 속에서 점점 잃어가는 풍경들이 먹과 채색으로 남는다.
〈붉은말〉에는 다른 톤이 있다. 황무지 연작의 연장선 위에서, 달리는 붉은 말의 기세가 화면을 가른다. 잃어버린 것을 기록하는 붓과, 다시 달리려는 붓이 한 작가 안에 동시에 있다.
칡넝쿨처럼
'칡뫼'는 작가의 고향을 부르는 호다. 칡넝쿨이 산을 덮듯 한 사람의 40년이 한국의 여러 장소를 덮어왔다. 강화장터에서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인디프레스에서 임진각으로, 나무아트에서 57Th 갤러리로.
한국 예술인의 84.9%가 제도 금융에서 배제된다. 씨앗페 출품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이 만드는 상호부조 기금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에게 저금리 대출로 이어진다.
칡뫼 김구는 2023년 씨앗페 기금전에 이미 한번 섰던 작가다. 한 해에 끝날 일이 아니라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40년이 증언한다. 현장의 연대는 오래 가고, 오래 간 것만 남는다.
밤이 지나면
밤골목의 풍경에 다시 아침이 온다. 그사이 누군가는 귀가했고, 누군가는 가게 간판을 내렸고, 누군가는 붉은 말처럼 다시 일어섰다.
칡뫼 김구의 붓이 지난 40년 동안 해온 일이다. 2026년의 씨앗페도 그 중 하나의 밤과 아침 사이에 놓인다.
칡뫼 김구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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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수 — 민중판화에서 선(禪)의 판화로, 한국 목판화의 한 결 — 1954년생 한국 목판화의 거장 이철수. 1980년대 민중판화 → 선(禪)·영성·평화의 판화로 30년 작업 변화. 충북 제천 농사+판화. 5점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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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6-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