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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빚는 예술 — 씨앗페의 조각과 도자

미술 산책 · 발행 2026-04-20 · 씨앗페

자동차 도장을 한 오뚝이, 시멘트와 금박의 놀이터, 식물과 버섯 포자를 끌어들인 생태 조각, 흙과 불로 빚은 도자. 씨앗페 2026의 조각·도자·설치 작가들을 한 자리에서 소개합니다.

양순열, 〈Ottogi_Mother Ya-ho〉, Car paint on resin
양순열, 〈Ottogi_Mother Ya-ho〉, Car paint on resin

씨앗페 2026에서 조각과 도자 작가는 많지 않다. 그러나 적은 수에도 불구하고 각 작가의 작업이 완전히 다른 물성·스케일·맥락을 가진다. 레진 위에 자동차 도장을 한 오뚝이, 시멘트와 유사 금박의 놀이터, 뉴욕·보스턴에서 생태예술을 하는 한국 작가, 흙과 불로 빚는 도자. 그리고 2025년 12월에 작고한 한국 토탈 아티스트의 마지막 작업까지.

조각 — 네 명의 작가

양순열 — 넘어져도 다시 서는 확장된 모성

회화와 조각을 오가는 컨템포러리 작가. 씨앗페에 오뚝이(Ottogi) 연작 6점을 내놓았다. 모두 레진 위에 자동차 도장(Car paint on resin)으로 마감. Mother Ya-ho가 시리즈의 모체.

양순열, 〈Ottogi Chrome Rainbow (purple top)〉, 2022, Car paint on resin, 60x60x130cm
양순열, 〈Ottogi Chrome Rainbow (purple top)〉, 2022, Car paint on resin, 60x60x130cm

넘어져도 다시 서는 확장된 모성: 양순열의 오뚝이

최혜수 — 시멘트와 금박의 놀이터

프랑스 뚤롱 DNAP(2015)→벨기에 브뤼셀 왕립 미술 대학교 조각과 석사(2019). 2021 포르쉐 Dreamers On Artists + 제7회 가송예술상 우수상, 2024 안젤리미술관상 수상. 씨앗페 출품 두 점 모두 이미 판매됐다.

최혜수, 〈놀이터 (Playground) n'3〉, 2023, 시멘트, 유사 금박, 왁스, 아크릴, 72.7x91cm (판매됨)
최혜수, 〈놀이터 (Playground) n'3〉, 2023, 시멘트, 유사 금박, 왁스, 아크릴, 72.7x91cm (판매됨)

브뤼셀에서 용인까지, 시멘트와 금박의 놀이터: 최혜수의 유한한 생

최혜수, 〈놀이터(Playground) n'2〉
최혜수, 〈놀이터(Playground) n'2〉

박소형 — 식물과 버섯 포자의 생태 조각

SVA BFA(2021)→보스턴대 MFA Sculpture(2023). 서울·보스턴·뉴욕을 오가는 조각·설치·비디오·AI 미디어 작가. 보스턴 기후위기 아티스트 그룹 I3C 멤버. 씨앗페 출품작은 수채화·잉크 드로잉·박스·한지를 결합한 평면 설치.

박소형, 〈Botanical Garden, 식물정원〉, 2025, 수채화, 잉크드로잉, 박스, 한지, 75x125cm
박소형, 〈Botanical Garden, 식물정원〉, 2025, 수채화, 잉크드로잉, 박스, 한지, 75x125cm
박소형, 〈Revealed Di, 그 죽음이 드러나다〉, 2025, 수채화, 잉크드로잉, 박스, 한지, 49x53cm
박소형, 〈Revealed Di, 그 죽음이 드러나다〉, 2025, 수채화, 잉크드로잉, 박스, 한지, 49x53cm

보스턴에서 강릉까지, 식물정원의 파편: 박소형의 생태 조각

이익태(1947-2025) — 토탈 아티스트, 추모

한국 최초의 독립영화 《아침과 저녁 사이》(1970) 감독, 1970년대 '제4집단' 창립, 1977-1999년 미국 체류, 1992 LA 폭동 후 《볼케이노 아일랜드》 퍼포먼스, 1999 서강대교·통일대교 《빙벽(Ice Wall)》. 2025년 12월 7일 별세. 씨앗페 2026은 작가가 살아서 동의한 마지막 연대 중 하나.

이익태, 〈山〉, 2021, 먹, 한지, 33x59cm (판매됨)
이익태, 〈山〉, 2021, 먹, 한지, 33x59cm (판매됨)
이익태, 〈Beam Letter〉, 2011, Acrylic, 한지, 60x55cm
이익태, 〈Beam Letter〉, 2011, Acrylic, 한지, 60x55cm
이익태, 〈시지프스의 연인〉, 2025, Acrylic, 알루미늄, 55x33cm
이익태, 〈시지프스의 연인〉, 2025, Acrylic, 알루미늄, 55x33cm

보이지 않는 세계의 번역자: 이익태(1947-2025)를 기리며

도자·공예

김주호 — 흙과 불로 빚어내는 형상

도자 예술의 오랜 장인. 흙을 빚고 불에 통과시키는 일을 한평생.

김주호: 흙과 불로 빚어내는 형상

김주호, 〈내 손끝에 은하수〉
김주호, 〈내 손끝에 은하수〉

조각·도자를 수집한다는 것

입체 작품은 평면 작품과 다른 고려가 필요하다.

  • 받침·받는 가구: 조각은 걸리지 않고 놓인다. 안정적인 받침이 필수.
  • 공간 여유: 주변 40cm 이상 비워 두어 감상 동선을 확보.
  • 진동·충격: 아이·반려동물이 닿는 높이는 피함. 도자는 특히 조심.
  • 직사광선: 회화 못지않게 민감. 색 변형·금속 부식 발생.

자세한 보관·설치 가이드:

물질의 연대

한국 예술인의 84.9%가 제도 금융에서 배제된다. 씨앗페 출품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이 만드는 상호부조 기금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에게 저금리 대출로 이어진다.

회화가 화면의 약속이라면, 조각·도자는 물질의 약속이다. 한 작가가 자신의 손으로 빚은 물질이 다른 예술인의 작업실을 떠받치는 일. 오뚝이가 쓰러지지 않듯, 씨앗페도 한 사람의 생계가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서로의 중심을 잡는 구조다.

2025년 12월의 배경

씨앗페 2026 준비 기간 중 이익태 작가가 별세했다. 생전에 그가 해 온 '연대의 예술' — LA 폭동 위에 심은 씨앗, 한강 교량 위의 얼음 벽 — 의 연장선에 이번 씨앗페도 놓인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번역자가 남긴 세 점이, 여전히 말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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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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