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민화 책거리에 키스해링, 앙리 마티스, 쿠사마 야요이, 살바도르 달리를 초대한 작가. 이문형의 한지 위에서 조선의 서가가 20세기 거장들의 캔버스와 만난다.

이문형의 책거리에는 조선의 서책이 놓이는 자리에 키스해링의 춤추는 인물이 올라와 있다.
조선 후기 민화의 대표 장르인 책거리(冊架圖). 선비의 서가를 그린 이 그림은 정물의 배치만으로 주인의 성정을 대신했다. 이문형은 이 전통 형식 속으로 20세기 서구 거장들의 언어를 초대한다. 키스해링, 앙리 마티스, 쿠사마 야요이, 살바도르 달리. 나란히 앉을 일 없을 것 같은 이름들이, 한지 위에서 한 집에 모인다.
한뼘미술관, 그리고 한국미술관
이문형은 민화 작가다. 2025년 천안 한뼘미술관에서 《이문형 개인전 2025》를 열었다. 서울 한국미술관에서는 《민화의 비상전 제6장 — 반복과 패턴》 등 단체전을 이어왔다.
- 2025 제7회 대한민국 민화아트페어 개인부스전 (SETEC, 서울)
- 제13회 현대민화공모전 우수상
- 민화 단체전 20여 회
전통 민화의 틀 안에서 꾸준히 작업하면서도, 형식의 문법을 끊임없이 다른 방향으로 열어두는 작가다.
책거리 × 현대미술 5종

씨앗페 출품작 중 다섯 점은 '책거리 × 거장' 시리즈다. 모두 60.6×40.9cm의 같은 규격, 한지 위에 수묵채색.



한국의 책거리는 원래 '지식에 대한 소망'을 담는 그림이었다. 그 자리에 서구 현대미술의 거장들이 들어앉을 때, 두 시대의 열망이 화면 위에 겹쳐진다. 조선의 지식욕과 20세기의 시각 혁명이 같은 사각 격자 안에서 만나는 셈이다.
피리부는 코난

씨앗페 출품작의 마지막 한 점은 〈피리부는 코난〉이다. 민화에 종종 등장하는 '피리 부는 소년'의 도상에 일본 만화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을 겹친 작품. 출품 시점 기준 이미 판매됐다.
전통 민화 도상과 대중문화 캐릭터의 결합. 민화가 본래 '대중적 시각 문화'였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이문형의 책거리 시리즈는 낯선 결합이 아니라 민화 본연의 성격을 오늘의 문법으로 업데이트하는 작업이다.
책거리의 자리
이문형은 씨앗페에 여섯 점을 내놓았다. 출품 시점 기준 두 점이 판매됐다.
한국 예술인의 84.9%가 제도 금융에서 배제된다. 씨앗페 출품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이 만드는 상호부조 기금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에게 저금리 대출로 이어진다.
책거리는 원래 "이런 것을 곁에 두고 싶다"는 소망의 그림이다. 이문형의 책거리 안에 달리와 마티스와 해링이 들어앉아 있듯, 씨앗페의 책거리에는 '동료 예술인의 내일'이 놓인다. 보이지 않던 소망이 하나씩 화면 안으로 들어오는 일.
민화의 비상
전통 민화는 민중의 시각예술이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누구나 집에 걸 수 있는 그림.
이문형은 그 민화의 정신을 살려내면서도, 오늘의 시각 문법을 화면 안으로 계속 불러들인다. 달리의 녹는 시계, 쿠사마의 물방울, 해링의 춤추는 기호. 전통은 박물관에만 있지 않다는 선언이자, 오늘도 민화는 '비상' 중이라는 증거다.
이문형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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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수 — 민중판화에서 선(禪)의 판화로, 한국 목판화의 한 결 — 1954년생 한국 목판화의 거장 이철수. 1980년대 민중판화 → 선(禪)·영성·평화의 판화로 30년 작업 변화. 충북 제천 농사+판화. 5점 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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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페
발행 2026-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