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작품을 들이는 순간은 모두 다릅니다. 취업 첫 월급, 엄마의 생일, 이혼 후 새 집 — 씨앗페에서 첫 작품을 산 네 사람의 이야기.
첫 작품을 산 사람들 — 네 명의 컬렉터에게 듣다

"미술품을 산다"는 문장은 여전히 일부 사람들의 일처럼 들립니다. 갤러리 오프닝, 아트페어 VIP 티켓, 경매장의 패들—이미지는 비슷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첫 작품을 들이는 순간은 대부분 평범한 삶의 한 지점에서 벌어집니다.
씨앗페(SAF)를 통해 첫 작품을 구매한 네 분을 만났습니다. 직업도, 예산도, 이유도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글은 실명·가명이 혼합된 인터뷰이며, 인물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세부 사항은 일부 각색되었습니다.
1. 서연 씨 (28세, 디자이너) — 첫 월급 전액을 작품에 쓰다
구매 작품: A4 크기 드로잉, 가격 35만원
왜 첫 월급을 작품에?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씨앗페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한 작품을 봤어요. 여성 작가가 그린 자화상인데, 눈이 너무 깊었거든요. '저 눈이 내 방에 있으면 어떨까' 싶어서 저장했고, 그게 석 달쯤 갔어요."
"그 사이에 첫 월급이 들어왔고, 엄마가 '너 하고 싶은 거 해'라고 하셨어요. 스마트워치를 살까 했다가, 그 드로잉이 계속 생각나서—"
구매 과정
"처음엔 떨렸어요. 35만원이 적은 돈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씨앗페에서 작품 상세 페이지에 작가님 이력, 작업 배경, 심지어 인스타그램 계정까지 링크로 연결돼 있는 걸 보고 마음이 놓였어요. '가짜 작품' 같은 걸 살 수 없는 구조였거든요."
"결제까지는 15분쯤. 배송은 일주일 정도 걸렸고요. 작가님이 직접 포장하신 상자를 풀 때, 아, 이건 진짜 원화구나 싶었어요. 연필 자국이 종이에 살짝 눌려있는 걸 만질 수 있었으니까요."
지금은?
"침실 벽에 걸어뒀어요. 아침에 눈 뜰 때마다 그 여자랑 먼저 눈이 마주쳐요.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지금은 그게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이 됐어요."
"주변 친구들이 '이거 어디서 샀어?' 물어보면 씨앗페 얘기를 해요. 제가 대수롭지 않게 '미술품 컬렉터야'라고 자기소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스스로 좀 웃겨요."

2. 민호 씨 (35세, 스타트업 대표) — 창업 3년차, 사무실 벽에 걸 것을 찾다
구매 작품: 30호 유화, 가격 280만원 (씨앗페 내 중가 구간)
왜 작품이 필요했나
"사무실을 새로 옮겼는데, 벽이 하얗더라고요. 인테리어 업체가 '프린트 붙여드릴까요?'라고 물었는데 너무 싫었어요. 스타트업이어서 돈을 아껴야 하는 건 맞지만, '우리가 어떤 회사인지'를 보여주는 공간에 복제 이미지를 걸고 싶지 않았어요."
"창업 멤버가 다섯 명인데, 전원이 씨앗페 캠페인을 지지했어요. 그래서 구매 결정은 쉬웠고요."
어떤 작품을 골랐나
"캔버스 위에 거친 붓질이 가득한 추상화예요. 에너지가 느껴지거든요. 우리 회사가 엉망진창이어도 계속 움직이는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작가님이 이 작품 한 점을 3개월 동안 작업하셨다는 설명을 보고, 돈의 가치가 다르게 느껴졌어요. 280만원이 마치 '작가의 3개월 월세'처럼 느껴졌거든요."
경영자로서
"회사 세금 처리할 때 미술품 비용 처리가 되는지도 체크해봤는데, 1,000만원 이하는 즉시 비용 처리가 가능하더라고요. 경영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적어요."
"그리고 씨앗페 작품이라는 거 자체가 우리 회사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어요. 우리는 ESG 같은 거창한 단어를 쓰진 않지만, 우리가 번 돈이 어떤 생태계에 순환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이 작품이 사무실에 있는 것만으로 설명이 되는 것 같아요."

김규학 — 빛과 대기를 한국화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중견 화가. 첫 인터뷰 참여자 중 한 명이 선택한 작가.
3. 정숙 씨 (54세, 전직 교사) — 이혼 후 새 집의 첫 가구로
구매 작품: 50호 풍경화, 가격 450만원
인생의 전환점
"30년 결혼 생활이 끝나고, 처음 혼자 살 집을 구했어요. 가구를 하나씩 들이는데, TV도 식탁도 모두 '필요해서' 샀어요. 그런데 거실 벽을 보다가, 여기만큼은 '필요해서'가 아니라 '원해서' 뭘 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큐레이터로 일하는 조카에게 물어봤더니 씨앗페를 추천하더라고요. '엄마가 좋아하실 만한 풍경화가 많을 거예요'라면서."
작품을 고르던 시간
"작품 100점을 보는 데 3주가 걸렸어요.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10점씩 봤거든요. 어느 순간부터 이게 '쇼핑'이 아니라 '선별'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옷을 고르는 거랑 완전히 달랐어요."
"결국 고른 건 이른 봄의 산을 그린 작품이에요. 눈이 녹기 시작하는 능선이요. 작가님이 북한강 근처 산을 5년간 오르면서 그려오셨대요. 제 새 집이 강 근처라, 너무 잘 맞는 것 같았어요."
작품이 바뀐 것
"새 집 거실에 그 작품을 걸고, 제가 그 앞에서 많이 울었어요. '인생 다시 시작한다'는 걸 이 그림 앞에서 선언하는 기분이었거든요."
"친구들이 놀러 오면 반드시 그 그림 앞에 멈춰요. 그리고 물어요. '어디서 샀어?' 제가 씨앗페 얘기를 하면, 다들 자기도 하나 들이고 싶다고 해요. 벌써 두 친구가 샀어요."

이철수 — 한지 목판화의 대가. 판화 원작이라는 형식이 첫 컬렉터의 예산 고민을 덜어준다.
4. 기수 씨 (42세, 미술 교사) —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구매 작품: 한정 판화 에디션 30, 가격 85만원
직업적 동기
"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쳐요. 교과서에 모나리자, 별이 빛나는 밤, 게르니카 같은 작품이 나오잖아요. 애들은 '그게 진짜 있는 건 맞나요?' 같은 질문을 해요. 이미지가 현실이 아닌 것 같은 거죠."
"제가 교실에 '원화'를 가져갈 수는 없지만, 학교 미술실에 한정 판화를 하나 걸어두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생각했어요. 직접 만질 수는 없지만, '이것이 작가가 직접 찍은 한정 30장 중 하나'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아이들 눈빛이 달라지거든요."
씨앗페를 선택한 이유
"학교 예산은 없고 제 돈으로 사야 했어요. 200만원은 부담이었고, 50~100만원 구간에서 찾았어요. 씨앗페는 한정 판화가 많고, 가격이 합리적이었어요. 작가님들 상당수가 학생들이 자라서 대학에서 배울 수도 있는 분들이었고요."
"그리고 결정적인 이유는—이 작품이 팔리면 그 수익이 다른 예술인에게 돌아간다는 거였어요. 제가 학생들에게 '예술은 왜 중요한가'를 가르치면서, 실제로 그 생태계에 한 장의 벽돌을 놓는 건 저의 직업적 양심 같은 거였어요."
학생들의 반응
"미술실에 건 첫날, 한 학생이 이렇게 물었어요. '선생님, 이거 사신 거예요? 우리한테 보여주려고요?' 그 질문을 받고 좀 울컥했어요."
"미술품을 '사는' 경험이 낯선 세대잖아요. 이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나도 작품 하나 사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미술 교육이 없어요."
네 명의 공통점
서로 다른 나이, 다른 직업, 다른 이유였지만 네 사람은 같은 말을 했습니다.
"구매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미술품 구매의 장벽은 돈보다 심리적 거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나 같은 사람이 사도 되나" "혹시 바보 같은 선택을 하는 건 아닐까"라는 불안이 발걸음을 막습니다.
네 사람 모두 이 불안을 극복하게 해준 것은 '시스템의 투명성'이었다고 말했습니다.
- 작가 정보가 공개되어 있어 누가 그렸는지 명확했다
- 가격이 비교 가능하게 제시되어 왜 이 가격인지 납득할 수 있었다
- 구매 후 작품이 어떤 의미로 순환되는지 구조가 보였다
그리고 공통점이 하나 더
"첫 작품을 들인 뒤 삶의 한 부분이 바뀌었다"는 진술이었습니다.
- 서연 씨는 아침 루틴이 바뀌었고
- 민호 씨는 회사의 얼굴이 바뀌었고
- 정숙 씨는 이사의 의미가 바뀌었고
- 기수 씨는 교실이 바뀌었습니다.
작품 한 점은 벽에 걸리지만, 실제로는 그 공간에 사는 사람의 리듬을 바꿉니다. 이 점이 인테리어 소품과 미술 작품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당신의 첫 작품은 어떤 순간에 올까요
첫 월급, 이혼, 창업, 직업적 선언—각자 다른 출발점입니다. 그러나 모두 같은 지점에서 만났습니다. "이 벽에 뭘 걸까"라는 작은 질문에서.
씨앗페는 이 질문에 답하는 한 방법입니다. 작가 127명이 자발적으로 내놓은 작품은, 각자의 집·사무실·교실·새 인생의 벽으로 나아갑니다. 그리고 그 구매가 또 다른 예술인의 창작을 이어가게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인터뷰에 응한 분들은 실명인가요? A. 서연, 민호, 정숙, 기수 씨 모두 가명이며,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일부 세부 사항은 각색되었습니다. 인터뷰 본문의 발언은 실제 컬렉터 인터뷰 녹취에서 추출된 내용을 편집한 것입니다.
Q. 저도 첫 컬렉터 인터뷰에 참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씨앗페 고객센터(contact@kosmart.org)로 연락 주세요. 인터뷰는 서면·전화·대면 중 편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원하시면 익명 처리도 가능합니다.
Q. 첫 작품 구매 후 '실패'한 사례는 없나요? A. 있습니다. "벽 크기에 비해 너무 작았다", "액자 비용을 예산에 포함하지 않았다", "작품이 실물로 보니 사진과 인상이 달랐다" 등. 다만 이 모든 경우도 '후회'라기보다는 '배움'으로 기록됩니다. 두 번째 작품을 고를 때의 기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가이드 글은 많지만, 실제로 구매한 사람들의 목소리는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씨앗페 작품 갤러리에서 네 사람이 고른 결을 상상하며 둘러보세요. 당신의 첫 작품도 거기 어딘가에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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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페
발행 2026-0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