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떨어져
흙이 되는 시간
부산에서, 풍경과 시간의 결을 사진으로 담는다.사라지는 것 — 꽃과 폐역과 역사를 향한 애틋한 시선.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다 —
사진과 사진집의 작업
정금희는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사진과 사진집으로 풍경과 시간의 결을 기록한다.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 주제를 길게 들여다보는 연구자의 규율과, 이미지를 모으고 엮어 한 권으로 묶는 사진집 작업의 인내를 함께 지니고 있다.
그가 가장 오래 응시해 온 주제는 대표 연작의 제목에 담긴 순환이다 — 「화락이토(花落以土)」, 꽃이 떨어져 흙이 된다. 이 말은 무상함을 묵묵히 바라보는 작업 전체를 감싼다: 꽃이 한 철을 마치고 떨어져, 다음 꽃이 피어날 바로 그 땅으로 되돌아가 흡수되는 순간. 도착이 아니라 되돌아감의 사진이다.
그 곁에는 동해선의 기록이 나란히 흐른다. 「동해선 — 역사(驛舍), 역사(歷史)」에서 그는 노선이 이설·현대화되며 버려진 폐역들을 담으며, 한국어 제목이 품은 이중의 뜻을 한 화면에 끌어안는다 — 기차가 서던 건물로서의 역사(驛舍)와, 그곳을 지나간 역사(歷史). 빈 플랫폼과 닫힌 매표창은 사라져가는 기억의 기반시설에 대한 조용한 아카이브가 된다.
2011년 이후 이어진 개인전들 — 「BEYOND」, 「화락이토」 연작, 동해선 작업 — 과 두 권의 사진집, 사진 전문 출판사 류가헌에서 펴낸 《BEYOND》(2011)와 《화락이토》(2024)에서, 그의 작업은 같은 음역으로 거듭 되돌아온다: 시간이 데려가는 것을 향한 애틋하고 사색적인 시선.
주요 테마
- 1
화락이토(花落以土)
꽃이 떨어져 흙이 된다 — 무상과 순환, 되돌아감을 응시하는 사진.
- 2
동해선 — 驛舍와 歷史
동해선의 폐역들 — 건물로서의 역사(驛舍)와 그곳을 지나간 역사(歷史)가 한 단어를 나눠 갖는 자리.
- 3
사진과 사진집
이미지를 모으고 엮어 한 권으로 묶는 일 — 사진집이라는 긴 호흡의 형식이 그의 작업이 머무는 자리다.
작가의 시간
- 학력홍익대학교 대학원 디자인공예학과 사진학 박사.
- 2011「BEYOND」 개인전, 공근혜 갤러리, 서울; 사진집 《BEYOND》(류가헌).
- 2012「BEYOND」, 토요타포토스페이스, 부산.
- 2017「오늘의 날씨」, 갤러리 수정, 부산.
- 2018「화락이토」,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 2022「동」,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 2023「동해선 — 역사(驛舍), 역사(歷史)」, 갤러리 루시다, 진주.
- 2024사진집 《화락이토》 출간(류가헌).
- 2025「화락이토(花落以土)」, 부산갤러리, 부산.
주요 전시 및 출판
- 개인전(총 7회): 「BEYOND」(공근혜 갤러리 2011 · 토요타포토스페이스 2012) · 「오늘의 날씨」(갤러리 수정 2017) · 「화락이토」(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2018) · 「동」(2022) · 「동해선 — 驛舍, 歷史」(갤러리 루시다, 진주 2023) · 「화락이토 花落以土」(부산갤러리 2025)
- 단체전(총 60여 회), 「기억은 오래된 이야기」(금샘미술관, 2025), 「우리들의 헤테로토피아」(갤러리 탄, 대전, 2025), 부산·울산·경남 사진교류전 「기억의 잔상」(부산시청갤러리, 2025) 등.
- 사진집: 《화락이토》(류가헌, 2024) · 《BEYOND》(류가헌, 2011).
두 편의 에세이 —
작업과 그 시선에 관하여
1화락이토 — 꽃이 떨어져 흙이 되다
연작에 이름을 준 말 — 花落以土, 꽃이 떨어져 흙이 된다 — 은 그 안의 모든 것의 조건을 정한다. 꽃은 만개의 절정이 아니라 스러짐의 가장자리에서 찍힌다: 느슨해지고, 떨어지고, 땅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하는 자리에서. 작업은 이를 슬퍼한다기보다 응시한다. 쇠락을 끝이 아니라 더 긴 순환의 일부로 다루는 고요한 한결같음으로.
연작이 제안하는 것은, 떨어짐과 피어남이 같은 운동이라는 봄의 방식이다. 떨어진 꽃을 받는 땅은, 다음 꽃이 자라날 바로 그 땅이기도 하다. 무상과 갱신은 서로의 안으로 접혀 든다. 정금희의 사진은 이를 조용히 품는다 — 큰 극적 제스처가 아니라, 꽃잎의 닳은 표면이나 한 뼘의 땅에 대한 가까운 응시로.
2018년 이후의 전시들을 거쳐 류가헌에서 펴낸 2024년 사진집 《화락이토》로 묶인 이 연작은, 특정한 꽃들의 기록이라기보다 시간 자체에 대한 지속적 사유로 읽힌다 — 사라지는 것들이 지닌 애틋함, 그리고 그 위로에 대한.
2동해선 — 驛舍와 歷史가 한 단어를 나누는 곳
동해선 연작의 제목은 한국어만이 품을 수 있는 중의(重義)에 기댄다. 역사는 곧 驛舍 — 기차가 서던 건물, 그 물리적인 집 — 이면서 동시에 歷史 — 그곳을 지나간 시간이다. 노선이 이설·현대화되며 옛 역들은 쓰임을 잃었고, 정금희는 바로 그 상태의 역들을 담는다. 비고 닫힌 채, 건물이 제 기능을 다하고도 아직 그 의미를 다하지 않은 자리에서.
이 사진들은 향수에 젖었다기보다 조심스럽다. 버려진 플랫폼, 닫힌 매표창, 이제는 어떤 기차도 서지 않는 역의 이름판 — 그 하나하나가 조용히 사라져가는 기억의 기반시설에 바치는 작은 기념비다. 연작은 쓰임이 사라진 뒤에도 한 장소가 무엇을 간직하는가를 묻고, 나직이 답한다: 그곳은 역사를 간직한다, 두 가지 뜻을 한꺼번에.
2023년 진주 갤러리 루시다에서 「동해선 — 역사(驛舍), 역사(歷史)」로 선보인 이 작업은 화락이토와 자연스럽게 나란히 선다. 한 연작이 꽃이 흙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본다면, 다른 하나는 건물이 침묵으로 돌아가는 것을 지켜본다 — 같은 주제에 대한 두 편의 연구, 사라지는 것의 시간에 대한.
떨어진 꽃과 닫힌 역 사이에서, 정금희는 사라지는 것의 시간에 관한 — 그리고 그것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애틋함에 관한 — 조용하고 꾸준한 작업을 쌓아왔다. 그는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의 뜻으로 씨앗페에 함께한다. 다음 세대의 예술인들이 변해가는 세계를 향한 자신의 이미지를 계속 모으고, 엮고, 한 권으로 묶어낼 수 있도록.
주요 작품
총 2점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정금희 작가는 동료 예술인을 위한 연대의 뜻으로 씨앗페에 함께했습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대출 기금으로 이어집니다. 작품 한 점의 구매가, 오늘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 한 사람의 다음 한 달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