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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 · 회화

요철에 새겨 넣은
색의 깊이

표면을 빚고, 색을 입히고, 다시 갈아낸다.평면 회화의 한계를 넘어 열리는 공간적 깊이.

표면이 곧 깊이 —
평면이 공간이 될 때

장희진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를 마친 회화가다. 그의 작업은 하나의 집요한 물음에서 출발한다 — 캔버스를 떠나지 않고도 회화가 실재하는 깊이를 가질 수 있는가, 평면 자체가 하나의 공간이 될 수 있는가.

그 대답이 〈Folded tint〉 연작, 캔버스 표면의 요철과 색채 사이의 상호작용을 길게 탐구한 작업이다. 평평한 바탕 위에 이미지를 그리는 대신, 그는 바탕 그 자체를 빚는다. 표면을 채색하기에 앞서, 먼저 형상을 부여해야 할 무엇으로 다룬다.

방법은 엄정하다. 캔버스 위에 모델링 컴파운드를 발라 마루와 골의 요철을 만들고, 그 요철 위에 채색한 뒤, 표면을 갈아낸다. 질감 속에 묻힌 색은 갈아낸 자리에서만 드러난다. 쌓고, 칠하고, 갈아내는 — 이 순서가 되풀이되고, 매 공정은 느리고 육체적인 노동이다.

그렇게 평면 회화가 닿지 못하는 독특한 질감과 시각적 깊이가 떠오른다. 빛은 마루와 골에 서로 다르게 걸리고, 색은 같은 평면 위에서 떠오르고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그림은 이미지를 향한 창이기를 멈추고, 그 자체로 낮은 풍경이 된다 — 공간이 된 평면, 접힌 결 속에 고요한 리듬을 품은.

이런 의미에서 그의 작업은 평면 매체로서 회화의 통상적 한계를 밀고 나아간다. 수행적이고 노동집약적인 과정은 환영을 만드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주제다 — 손의 반복이 축적되어 눈에 보이게 되고, 표면을 쌓고 갈아낸 시간의 흔적이 완성작에 그대로 읽힌다.

주요 테마

  • 1

    요철과 색채

    요철과 색채의 상호작용. 빛이 마루와 골을 다르게 읽고, 색이 한 평면 위에서 떠오르고 가라앉는다.

  • 2

    쌓고, 칠하고, 갈아내기

    모델링 컴파운드로 빚은 요철에 채색하고 다시 갈아내는, 수행적·노동집약적 공정의 반복. 표면이 시간을 머금을 때까지.

  • 3

    평면을 넘어서

    평면 회화의 한계를 넘어선 공간적 깊이와 리듬. 평면 그 자체가 하나의 낮은 풍경이 된다.

학력과 작업

  1. B.F.A.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2. M.F.A.홍익대학교 동대학원 회화과 졸업.
  3. Ph.D.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박사 졸업.
  4. 연작〈Folded tint〉 — 캔버스 요철과 색채의 상호작용에 대한 탐구.
  5. 방법모델링 컴파운드 요철 → 채색 → 표면 갈아내기, 반복.

작업 과정에 관하여

  • 캔버스 위에 모델링 컴파운드를 발라 마루와 골의 요철을 만든다.
  • 요철이 만들어진 표면 위에 채색한다.
  • 표면을 갈아내어, 질감 속에 묻힌 색을 갈린 자리에서만 드러낸다.
  • 수행적·노동집약적 공정을 반복하여 독특한 질감과 공간적 깊이를 빚는다.

세 편의 에세이 —
요철과 색, 그리고 노동에 관하여

1모델링 컴파운드 — 표면을 빚다

대개의 회화는 캔버스를 주어진 것으로 다룬다 — 이미지를 받아들이기를 기다리는 평평한 바탕으로. 장희진은 한 걸음 앞에서 시작한다. 색을 올리기에 앞서, 그는 표면 위에 모델링 컴파운드를 발라 요철을 빚는다. 마루를 세우고 골을 파, 캔버스가 그 자신의 지형을 갖게 한다.

이것은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결정이다. 바탕을 단지 덮는 대신 빚음으로써, 그는 표면 그 자체를 형상의 자리로 만든다. 요철은 이미지에 덧붙인 장식이 아니라, 이미지가 나중에 깃들 구조다. 단 한 번의 색이 도착하기도 전에, 평면은 이미 낮은 풍경이 되어 있다.

〈Folded tint〉 연작의 성격이 여기서 나온다. 접힘은 문자 그대로 컴파운드 속의 물리적 마루이자, 동시에 하나의 논리다 — 색과 질감이 서로 접혀 들어, 어느 하나도 다른 하나와 떼어 읽을 수 없게 된다.

2채색과 갈아내기 — 묻힌 색을 드러내다

요철이 굳고 나면, 장희진은 그 위에 채색한다 — 그리고 작업을 규정하는 일을 한다. 표면을 갈아내는 것이다. 갈아냄은 윗층을 고르지 않게 덜어낸다. 마루를 파고 골을 비껴가, 질감 속에 묻힌 색은 갈린 자리에서만 드러난다.

이 역전 — 묘사하기 위해 더하는 대신 드러내기 위해 덜어내는 — 이 표면에 특유의 광학적 거동을 부여한다. 같은 평면이 동시에 솟아오르고 가라앉은 것으로 읽히고, 하나의 색이 갈림의 깊이에 따라 서로 다른 층위로 나타난다. 환영은 없다. 깊이는 실재한다. 컴파운드의 물리적 두께에 담겨, 손에 의해 드러난다.

쌓고, 칠하고, 갈아내고 — 그 순환이 되풀이되며, 매 공정은 앞 공정이 남긴 것을 조정한다. 그리하여 완성된 표면은 단 한 번의 제스처가 아니라 축적이다 — 손이 같은 바탕으로 몇 번이나 되돌아왔는가의 기록.

3노동, 그리고 평면 너머의 깊이

〈Folded tint〉의 과정은 수행적이고 노동집약적이며, 그것은 작업에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 곧 작업 그 자체다. 매 단계가 육체적 반복을 요구한다. 컴파운드를 바르고 빚고, 기다리고, 채색하고, 갈아내고, 다시 시작하는. 그림은 만들어지는 데 든 시간을 표면의 결 그대로 품는다.

이 노동을 통해 장희진은 평면 매체로서 회화의 통상적 한계를 밀고 나아간다. 그 결과는 보통의 회화가 닿지 못하는 독특한 질감과 시각적 깊이다 — 접힌 결에서 느껴지는 공간적 깊이와 리듬, 평면이 평면이기를 그치지 않으면서도 공간을 머금게 된 자리.

보는 이가 끝내 마주하는 것은 깊이의 이미지가 아니라 손으로 축적된 깊이 그 자체다. 〈Folded tint〉의 표면은 하나의 고요한 주장으로 선다 — 회화는 지어진 풍경일 수 있으며, 그것을 쌓고 갈아내는 인내의 노동이 곧 의미라는.

모델링 컴파운드로 세운 첫 요철부터 갈아내는 손의 마지막 공정까지, 장희진의 작업은 하나의 물음을 추구한다 — 평면은 어떻게 공간이 되는가. 한 겹 한 겹 쌓고 갈아내며 지은 대답이 〈Folded tint〉 연작, 인내의 노동으로 공간이 된 회화다. 씨앗페에는 이 캠페인의 대상이 아니라,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자로 함께한다 — 다음 세대의 예술인들이 한국 예술인에게 지워진 금융 차별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 짊어진 채 일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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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희진 작가는 동료 예술인을 위한 연대의 뜻으로 씨앗페에 함께했습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대출 기금으로 이어집니다. 작품 한 점의 구매가, 오늘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 한 사람의 다음 한 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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