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와 기호,
감정의 에스페란토
회화·설치·뉴미디어·출판을 한 몸으로 넘나든다.도시민의 욕망과 정체성을 지도로 그려낸다.
하나의 공통어 —
문자, 기호, 그리고 욕망
이은화는 회화·설치·뉴미디어·출판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중견 아티스트이자, 동시에 미술 저술가다. 2000년대 초반부터 그는 문자와 기호, 도시민의 욕망과 정체성, 그리고 인간의 감정·심리의 작동 방식을 탐구해 왔다.
그의 학력은 영국에서 쌓였다. 2000년 캐빈디시 칼리지에서 그래픽디자인 디플로마를 받은 뒤, 2001년 런던 예술대학교에서 순수미술(회화 전공) 석사를, 2002년 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에서 현대미술학 석사를 취득했고, 2009년 영국 맨체스터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만드는 일에서 쓰는 일로, 스튜디오에서 학문으로 이어지는 그 궤적은 그의 작업에 워터마크처럼 새겨져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이어 온 「감정의 에스페란토」 프로젝트는 그의 핵심 질문을 가리킨다. 에스페란토가 국경을 넘어 공유되도록 설계된 언어였다면, 이은화는 감정을 위한 공통의 시각 언어를 상상한다 — 낱말이 아니라 문자와 기호로 짜인 언어를. 「Emotional Esperanto」(아트스페이스 미음, 2004)에서 「Digilog」(2016), 「Monoticon」(2017)으로 이어지며, 이 연작은 감정이 형식으로 읽히는 문법을 쌓아 간다.
2020년대에 들어 그의 시선은 도시와 그 욕망으로 더 날카롭게 향했다. 「Moneyscape」(커피에스페란토, 서울, 2022)와 「욕망의 방」(젊은달 와이파크/하슬라 미술관 분관, 영월, 2023)은 동시대 메트로폴리스를 욕망의 풍경으로 읽어낸다 — 돈과 갈망과 정체성이 겹쳐지는 곳으로. 2024년 프로젝트 「Tell Me The Story」(아트스페이스 J_Cube1, 성남)는 회화·기록·영상을 하나의 작업으로 묶었고, 2025년 「환대의 방: 웰컴 VIP」(제12회 경남국제아트페어 특별 초대전, 창원컨벤션센터 CECO)는 관객의 참여로 비로소 완성되었다.
9회의 개인전과 서울시립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성곡미술관 등의 기획전을 거치며, 이은화는 꾸준히 미술과 타 분야를 융합한 새로운 형식을 개발해 왔다. 작업과 나란히 그는 미술에 관해 폭넓게 쓴다 — 《사연 있는 그림》, 《그림의 방》, 《북유럽 미술관 여행》,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미술100》 같은 저서들이 미술의 기록자로서의 또 다른 축을 이룬다.
주요 테마
- 1
감정의 에스페란토
낱말이 아니라 문자와 기호로 짜인, 감정을 위한 공통의 시각 언어. 감정이 형식으로 읽힌다.
- 2
욕망의 도시
「Moneyscape」와 「욕망의 방」은 동시대 메트로폴리스를 돈·갈망·정체성이 겹쳐지는 풍경으로 읽는다.
- 3
매체를 넘어, 글로
회화·설치·뉴미디어·출판이 새로운 형식으로 융합된다. 미술 저술은 작업의 또 다른 축이다.
작가의 시간
- 2000영국 캐빈디시 칼리지 그래픽디자인 디플로마.
- 2001런던 예술대학교 순수미술(회화 전공) 석사.
- 2002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 현대미술학 석사.
- 2004개인전 「Emotional Esperanto」, 아트스페이스 미음.
- 2009영국 맨체스터 대학원 미술사학과 박사 수료.
- 2016개인전 「Digilog-감정의 에스페란토」.
- 2017개인전 「Monoticon-감정의 에스페란토」.
- 2022개인전 「Moneyscape」, 커피에스페란토, 서울.
- 2023「욕망의 방」, 젊은달 와이파크/하슬라 미술관 분관, 영월.
- 2024「Tell Me The Story」, 아트스페이스 J_Cube1, 성남 — 성남문화재단 지원.
- 2025「환대의 방: 웰컴 VIP」, 제12회 경남국제아트페어 특별 초대전, 창원컨벤션센터 CECO.
주요 전시·저서·소장
- 서울시립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성곡미술관 등 기획전 참가.
- 「욕망의 메트로폴리스」, 부산시립미술관(2016~17); 광주비엔날레 제3섹터(2006); 「포트폴리오 2005」, 서울시립미술관(2005); 「파티」전, 성곡미술관(2005).
- 일본신원전, 도쿄도미술관(2025).
- 저서: 《사연 있는 그림》, 《그림의 방》, 《북유럽 미술관 여행》,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미술100》 등 다수.
- 소장: 하슬라미술관, ㈜아트북스 등.
세 편의 에세이 —
감정을 위한 언어에 관하여
1감정의 에스페란토 — 감정을 위한 문법
에스페란토는 중립적이고 공유 가능한 언어로 고안되었다 —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낯선 이들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계된 말. 이은화는 그 야심을 빌려 감정으로 향한다. 거듭 이어지는 「감정의 에스페란토」 프로젝트는 감정에도 공통의 언어가 있을 수 있는지 묻는다 — 낱말이 아니라, 문자와 기호가 시각적 문법으로 배열된 언어를.
연작은 십여 년에 걸쳐 펼쳐진다. 아트스페이스 미음의 「Emotional Esperanto」(2004)가 전제를 세우고, 「Digilog」(2016)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서로 접어 넣으며, 「Monoticon」(2017)은 감정을 아이콘 같은 기호로 압축한다. 각각의 작업에서 감정은 형언할 수 없는 무엇이 아니라, 부호화될 수 있는 것 — 그래서 공유될 수 있는 것으로 다루어진다.
이 연작을 하나로 묶는 것은 가독성을 향한 저술가의 본능이다. 이은화는 감정을 표현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는 감정을 하나의 체계로, 관객이 읽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부호의 집합으로 내려놓는다. 그 결과는 그림과 텍스트 사이에 놓인 작업이다 — 미술에 관해 글을 쓰는 작가에게 어울리는 자리에서.
2「Moneyscape」와 욕망의 방 — 도시를 읽다
2020년대에 들어 이은화의 주제는 도시와 그 욕망으로 날카로워진다. 「Moneyscape」(커피에스페란토, 서울, 2022)는 돈 그 자체를 풍경으로 삼는다 — 자본이 빚어낸 지형으로서의 동시대 메트로폴리스, 가치와 갈망이 분리될 수 없는 곳으로.
「욕망의 방」(젊은달 와이파크/하슬라 미술관 분관, 영월, 2023)은 그 갈망을 위한 실내를 짓는다. 여기서 욕망은 도덕적 결함이 아니라 도시적 삶을 구조 짓는 힘 — 도시민이 스스로 조립하는 정체성의 엔진이다. 이 전시는 메트로폴리스를 돈과 욕구와 자아가 겹쳐지고 흐려지는 장소로 읽어낸다.
이 프로젝트들은 에스페란토 연작의 논리를 바깥으로 확장한다 — 감정의 사적인 문법에서 도시의 공적인 문법으로. 감정이 부호화될 수 있다면 욕망도 그렇다 — 그리고 부호화된 도시는 작가가 우리에게 함께 읽기를 청하는 하나의 텍스트가 된다.
3만드는 이이자 기록하는 이 — 또 하나의 축
이은화는 두 축에서 동시에 일한다. 한 축에서 그는 만든다 — 회화, 설치, 뉴미디어, 관객이 참여해 완성하는 「환대의 방: 웰컴 VIP」(2025), 회화·기록·영상을 하나로 묶은 「Tell Me The Story」(2024). 다른 축에서 그는 쓴다 — 《사연 있는 그림》, 《그림의 방》, 《북유럽 미술관 여행》,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미술100》 같은 저서들을.
두 축은 서로를 먹여 살린다. 그의 글에는 박사 과정에서 쌓은 학자의 훈련이 실려 있고, 그의 작업에는 가독성을 향한 저술가의 추동이 실려 있다. 9회의 개인전과 한국 주요 미술관의 전시를 거치며, 그는 꾸준히 미술과 타 분야를 융합한 새로운 형식을 쌓아 왔다 — 그리고 그의 책들은 그 융합을 독자 대중에게로 넓힌다.
흔치 않은 자리다 — 새로운 형식을 개발하는 동시대 작가이면서, 미술을 넓은 독자를 위해 번역하는 저술가라는 것은. 두 역할에서 같은 충동이 작동한다 — 어려운 감정을, 빽빽한 이미지를, 먼 미술관을 읽히게 하고 나누는 것.
초기 에스페란토 작업에서 2020년대의 참여형 방에 이르기까지, 이은화의 작업은 하나의 물음을 추구해 왔다 — 어떻게 하나의 감정을, 욕망을, 도시를 읽히게 하고 나눌 것인가. 씨앗페에는 이 캠페인의 대상이 아니라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자로 함께한다 — 여기 내놓은 작품들이 오늘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을 위한 상호부조 기금의 일부가 되도록.
주요 작품
총 5점의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이은화 작가는 동료 예술인을 위한 연대의 뜻으로 씨앗페에 함께했습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대출 기금으로 이어집니다. 작품 한 점의 구매가, 오늘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 한 사람의 다음 한 달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