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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금아 · 수채화

물은 빛이 닿은 것을
기억한다

물이 안료를 데려가는 자리에 그림을 맡기다.한국의 자연·신화·일상을 투명한 수채로 기록하다.

투명한 물 —
빛과 시간의 기록

백금아는 오랫동안 한국수채화협회에서 활동하며 여러 해에 걸쳐 협회전에 참여해 온 수채화가다. 그의 매체는 물 그 자체 — 투명하고 흘러가는, 온전히 통제할 수 없기에 많은 화가가 그만큼 깊이 신뢰하지는 못하는 재료다.

불투명한 물감이 덧칠하고 고쳐 쌓을 수 있는 것과 달리, 수채는 그림의 일부를 재료 스스로에게 맡겨야 한다. 안료는 젖은 종이 속을 따라 번지며 제 가고 싶은 자리에 고이고, 빛은 옅은 물감 층을 통과해 종이의 흰 바탕에서 되비친다. 백금아는 이 성질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간다 — 번짐과 우연을 실수가 아니라 협력자로 받아들이면서.

그의 소재는 한국의 자연·신화·일상에서 길어 올린 것이다. 여러 해에 걸쳐 그는 꾸준한 단체전·기획전으로 작품을 선보여 왔다 — 노리갤러리 3인전(2014), 한국수채화협회전(2010–2018), 그리고 비교적 근래의 제주신화전(2023–25)과 예술인협동조합전(2024–25). 개인전도 한 차례 열었다.

이 소재들을 잇는 것은 하나의 태도다 — 붙드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는 것. 신화 한 자락, 풍경 하나, 평범한 어느 오후 — 모두 움직이고 흐려지는 것들이며, 수채는 바로 그런 것을 위한 매체다. 결코 단단한 영속으로 굳지 않을 물의 톤으로 한 순간을 가볍게 쥐는 것, 그 가벼움이 곧 핵심이다.

주요 테마

  • 1

    물의 투명함

    종이의 흰 바탕이 비쳐 나오는 옅은 물감 층. 빛은 칠해지는 것이 아니라 통과하도록 둔다.

  • 2

    번짐과 즉흥

    안료가 젖은 종이를 따라 스스로 번져 가는 자리. 우연은 결함이 아니라 협력자로 받아들여진다.

  • 3

    한국 — 자연·신화·일상

    제주의 신화부터 평범한 오후까지. 움직이고 흐려지는 것을 붙들기보다 기록한다.

작가의 시간

  1. 2010–한국수채화협회전 참여(~2018).
  2. 2014노리갤러리 3인전.
  3. 백금아 개인전 개최.
  4. 2023–제주신화전 참여(~2025).
  5. 2024–예술인협동조합전 참여(~2025).

그 외 다수의 단체전·기획전 참여.

주요 전시

  • 노리갤러리 3인전 (2014)
  • 한국수채화협회전 (2010–2018)
  • 백금아 개인전
  • 제주신화전 (2023–25)
  • 예술인협동조합전 (2024–25) 외 다수의 단체전·기획전

세 편의 에세이 —
물과 신화, 그리고 연대에 관하여

1수채라는 매체 — 재료를 신뢰한다는 것

수채는 회화 매체 가운데 가장 너그럽지 않은 재료이고, 바로 그것이 수채의 규율이다. 유화와 아크릴은 다시 손보고, 긁어내고, 덧칠할 수 있다. 수채는 그럴 수 없다. 종이에 한번 올린 물감은 그대로 남는다. 화가는 물의 양과 안료의 양을 미리 정한 뒤, 나머지 문장은 재료가 끝맺도록 맡겨야 한다.

백금아의 작업은 이 받아들임 위에 선다. 그는 젖은 종이로 번지는 안료와 싸우지 않고 그것을 읽는다 — 물이 어디에 고일지, 종이의 흰 바탕을 어디에 숨 쉬도록 남길지를 미리 헤아리면서. 그렇게 한 화면은 칠한 자리만큼이나 절제로 지어진다. 비워 둔 종이가 그려진 부분만큼 일을 한다.

한국수채화협회 안에서 여러 해를 거치며, 그는 이 신뢰를 하나의 정착된 언어로 다듬어 왔다. 투명함은 그가 감내하는 한계가 아니라 그가 바로 추구하는 것이다 — 빛이 결코 불투명해지지 않는 그리기의 방식, 표면이 언제나 자신을 만든 물을 기억하는 방식.

2자연·신화·일상 — 물로 그린 한국

백금아의 소재는 하나의 나라와 그 의미의 층위들 주위로 모인다 — 한국의 자연, 그 신화, 그리고 평범한 나날의 질감. 이것들은 분리된 범주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이다. 신화를 품은 땅, 하루를 빚는 신화,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하루.

그가 참여한 제주신화전(2023–25)은 이 안에 자연스럽게 놓인다. 제주의 신화 — 창조의 여신들과 바람과 바다의 신령들 — 은 한국에서 가장 풍성한 신화 가운데 하나이며, 수채는 거기에 잘 어울린다. 유동하고, 전해지며 다시 빚어지고, 결코 고정되지 않는 믿음의 체계이기에. 신화를 투명한 물감으로 그린다는 것은, 반쯤 보이고 계속 흔들리는 기억 속 실제 모습 그대로 신화를 옮기는 일이다.

신화 곁에는 일상이 되돌아온다. 평범한 어느 오후는 흐려져 가는 전설과 같은 연약함을 지닌다 — 둘 다 지나가는 순간이다. 자연과 신화와 일상을 같은 가벼운 손길로 다룸으로써, 그는 평범한 것이 신성한 것 못지않게 기록할 가치가 있으며, 물이 그 둘 모두를 위한 정직한 매체라고 말한다.

3협동조합과 연대 — 함께 그린다는 것

백금아의 근래 이력에는 예술인협동조합전(2024–25)이 들어 있다. 작지만 분명한 의미가 있다 — 고독한 작업실만이 아니라 협회와 협동조합을 통해 전시의 삶을 이어 온 수채화가라는 것. 협동조합 전시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미 일종의 연대를 실천하는 일이다. 자신의 작품을 다른 이들의 작품 곁에 놓고, 한 공간을 나누는 것.

그 성향이 그를 이 캠페인으로 이끈다. 씨앗페에는 이 캠페인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 구제가 필요한 작가로서가 아니라 — 한국 예술인이 자주 마주하는 금융 차별에 함께 맞서는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자로 함께한다. 협동조합 전시를 채우는 바로 그 마음이 이 전시를 채운다. 예술인은 함께 설 때 더 강하다는 믿음.

이렇게 보면 그의 수채가 지닌 가벼움은 두 번째 의미를 얻는다. 한 줄기 물은 종이에 아낌없이 주어지고, 한 점의 그림은 캠페인에 아낌없이 내어진다. 물이 화면 위에서 하는 일 — 필요한 자리로 흘러가고, 이로운 자리에 고이는 것 — 이 바로 그가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서 하기를 바라는 일이다.

한국수채화협회에서 제주신화전과 예술인협동조합전까지, 백금아의 작업은 하나의 차분한 물음을 추구해 왔다 — 움직이고 흐려지는 것을, 멈춰 세우지 않으면서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투명한 물로 건넨 그의 대답은, 한국의 자연·신화·일상을 빛 속에서 가볍게 간직하는 그림이다. 씨앗페에는 이 캠페인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자로 함께한다 — 다음 세대의 예술인들이 한국 예술인에게 지워진 금융 차별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덜 짊어진 채 일할 수 있도록.

주요 작품

ARCH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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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상호부조

백금아 작가는 동료 예술인을 위한 연대의 뜻으로 씨앗페에 함께했습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대출 기금으로 이어집니다. 작품 한 점의 구매가, 오늘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 한 사람의 다음 한 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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