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새긴 목판,
여백이 말을 건다
기계화 시대에 역행하는 철저한 수공의 목판.토담 같은 투박함, 흑백의 대비와 여백의 미.
수공의 목판 —
투박함, 흑백의 대비, 그리고 여백
김상구(1945–)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해 1967년 학사 학위를 받았고, 이어 같은 대학 미술교육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1970년대 후반 이래 목판화를 평생의 작업으로 삼아 왔다. 그리고 그 작업을, 현대 산업사회의 기계화 시대에 역행하듯 철저한 수공의 공정을 고수하며 이어 왔다. 기계가 속도와 복제를 약속하는 시대에, 그는 손의 느린 규율을 지켰다 — 직접 판을 새기고, 먹을 올리고, 찍어 낸다.
그의 목판화 세계는 화려한 것보다는 투박한 것,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가운데 스며드는 토담과 같은 것, 입체적 표현보다는 평면적인 것, 흑백의 대비, 가득 차 있는 것보다는 여백의 미로 함축된다.
거기에는 우직함과 단순함이라는 동양적 장인정신과 함께, 토담 같은 서민적 속성이 깃들어 있다. 근작에 이르러 그의 작업은 다색판화로 확장되었지만, 그 바탕의 신념은 한결같다 — 손으로 더디게 만든 것에는, 기계가 찍어 낼 수 없는 온기가 있다는 믿음.
한국판화가협회 회원이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으로, 그는 1978년부터 2009년까지 스무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반세기에 걸친 그의 작업은, 나무와 칼과 여백이 스스로 말하도록 내버려 두는 우직하고 서두르지 않는 장인의 노동이었다.
주요 테마
- 1
철저한 수공의 목판
기계화 시대에 역행하듯 손으로 지켜 온 목판 공정. 투박함과 단순함을 지키는 우직한 장인정신.
- 2
흑백의 대비와 여백
입체보다 평면, 흑백의 대비, 가득 채우기보다 여백의 미. 단순한 가운데 토담처럼 스며드는 정서.
- 3
다색판화로의 확장
근작에서 다색판화로 확장되는 화면. 그러면서도 수공의 신념은 한결같이 바탕에 남는다.
작가의 시간
- 1945서울 출생.
- 1962–신상회 공모전 특선·장려상(1962–63); 국전 입선 다수(1962–65).
- 1967홍익대학교 서양화 학사; 이후 미술교육대학원 석사.
- 1978–목판화 발표 시작; 현대판화가협회전 참여(~1992).
- 1978–81서울국제판화교류전, 국립현대미술관.
- 2000《한국판화의 전개와 변모》, 대전시립미술관.
- 2001한·중·일 목판화전, 김내현화랑.
- 2005《김상구 목판화전》, 인사아트센터; 《목판전》, 분도화랑.
- 1978–2009개인전 20회; 한국판화가협회 회원·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주요 전시 및 활동
- 현대판화가협회전 (1978–1992); 서울국제판화교류전, 국립현대미술관 (1978–1981).
- 《한국판화의 전개와 변모》, 대전시립미술관 (2000); 한·중·일 목판화전, 김내현화랑 (2001).
- 《김상구 목판화전》, 인사아트센터 · 《목판전》, 분도화랑 (2005).
- 개인전 20회 (1978–2009); 한국판화가협회 회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 초기 수상: 신상회 공모전 특선·장려상 (1962–63); 국전 입선 다수 (1962–65).
세 편의 에세이 —
손과 목판, 그리고 여백에 관하여
1기계에 맞선 손 — 수공의 선택
김상구는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익혔다. 1967년 학사, 이후 미술교육대학원 석사. 그러나 그의 평생 매체가 된 것은 목판이었고, 1970년대 후반 이래 그는 그것을 철저한 수공의 규율로 삼았다.
그 선택은 시대를 향한 조용한 항변처럼 읽힌다. 산업사회는 기계화와 속도, 끝없는 복제를 약속하고 있었다. 김상구는 반대편으로 돌아서, 손으로 새기고 찍는 더딘 노동을 지켰다. 우직함과 단순함이라는 동양적 장인정신이, 그의 작업 전체가 서 있는 바탕이다.
여기에 향수를 위한 향수는 없다. 그것은 차라리 몸에 새긴 신념이다 — 손으로 더디게 새긴 것에는, 기계가 찍어 낼 수 없는 온기가 있다는. 투박함은 기량의 부족이 아니라, 스스로 택한 절제다.
2흑백과 여백 — 비움의 형식
그의 목판화 세계는 신중한 한 문장으로 함축된다 — 화려한 것보다는 투박한 것,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가운데 스며드는 토담과 같은 것, 입체적 표현보다는 평면적인 것, 흑백의 대비, 가득 차 있는 것보다는 여백의 미.
각 구절은 하나의 거절이다. 그는 장식을 거절하고, 깊이의 환영을 거절하며, 화면의 모든 구석을 메우게 만드는 여백 공포를 거절한다. 새긴 한 획이 찍히거나 찍히지 않거나로 갈리는 목판에서, 이 절제는 장식이 아니라 구조다 — 흰 바탕은 검은 자국만큼이나 의도된 것이다.
거듭 떠오르는 말은 토담이다 — 옛 마을의 낮은 흙담. 그것은 하나의 정서를 부른다: 소박하고, 풍상에 닳았고, 꾸밈없고, 따뜻한. 김상구의 판화에서 여백은 결코 단지 비어 있지 않다. 그것은 토담 같은 서민의 정서가 내려앉을 수 있는, 숨 쉬는 자리다.
3색으로 — 근작의 다색판화
수십 년 동안 흑백의 판화는 김상구의 본거지였다. 근작에 이르러 그 바탕은 색으로 열린다 — 색마다 별개의 판을 새기고 맞춰 한 겹 한 겹 손으로 찍어 내는 다색판화로.
기법은 덜 까다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더 까다로워진다. 다색판화는 반복되는 인쇄 사이의 정확한 맞춤을 요구한다 — 그 규율은 수공의 신념을 덜어 내기는커녕 더 깊게 한다. 색은 장식으로 도착하지 않는다. 그것은 흑과 백을 다스리던 같은 절제 아래, 또 하나의 새긴 겹으로 도착한다.
그리하여 근작의 판화는 이탈이 아니라 넓힘이다. 투박함이 남고, 여백이 남고, 손의 인내로운 노동이 남는다. 장인은 다만 세상의 색을 조금 더, 마침내 토담 안으로 내려앉도록 허락할 따름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오늘까지, 김상구의 작업은 서두르지 않는 하나의 물음을 추구해 왔다: 기계가 할 수 없는 무엇을 손은 여전히 말할 수 있는가. 반세기에 걸쳐 새겨진 대답이, 투박함과 흑백의 대비와 여백의 미가 제자리를 지키는 목판화의 세계다. 씨앗페에는 이 캠페인의 대상이 아니라,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자로 함께한다 — 다음 세대의 예술인들이 손으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주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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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구 작가는 동료 예술인을 위한 연대의 뜻으로 씨앗페에 함께했습니다. 작품 판매 수익의 일부는 예술인 상호부조 대출 기금으로 이어집니다. 작품 한 점의 구매가, 오늘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 한 사람의 다음 한 달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