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남겨 두는 것
표면을 그리고, 다시 그것을 깎아 낸다.평면과 부조 사이에 형상이 되는 잔여의 감정.
붓과 끌 —
남겨지는 감정
기조는 무엇보다 갈등 이후 남겨지는 것을 주제로 삼는 시각예술가다.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 그 소란이나 사건이 아니라 — 그것이 지나간 뒤 가라앉는 침전물. 말다툼이 끝나고, 관계가 어긋나고, 방이 고요해진 다음 한 사람 안에 남는 잔여의 감정.
그는 이 뒤끝에 두 개의 몸을 부여한다. 하나는 평면 회화다 — 평면에 색과 흔적을 올린, 다루어진 표면. 다른 하나는 목각 채색이다 — 나무를 깎고 다듬어 형태를 낸 뒤 채색하여, 감정이 단지 묘사되는 데 그치지 않고 재료 바깥으로 물리적으로 끄집어내어지게 한다. 그 둘 사이에서 그는 의도된 대화를 이어 간다. 붓이 표면 위에 암시만 할 수 있는 것을, 끌은 깊이로 눌러 새긴다.
깎는다는 것은 덜어 내는 일이다. 끌은 나무에 무언가를 더하지 않는다. 그것은 덜어 내고, 남은 것은 덜어 낸 것에 의해 규정된다. 이것은 잔여를 다루는 예술에 꼭 맞는 문법이다 — 무언가를 잃은 뒤 남는 형상이야말로, 말 그대로 그가 좇는 형상이기 때문이다. 그려진 표면과 깎인 부조는 같은 물음을 던지는 두 방식이 된다. 갈등이 지나간 뒤 우리 안에 무엇이 남는가.
그는 달천예술창작공간의 입주 작가로 작업한다. 그 레지던시는 작업에 자리와 리듬을 내어 준다 — 겹을 쌓는 회화도, 나무를 깎는 목각도 함께 요구하는 느리고 반복되는 노동의 리듬. 그의 사물들은 바로 그 작업의 시간 안에서 태어난다. 평면이자 부조이고, 채색된 동시에 깎인, 저마다 남겨진 것의 고요한 무게를 품은 사물들로.
주요 테마
- 1
갈등 이후 남겨지는 것
갈등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잔여 — 사건이 지나간 뒤 한 사람 안에 가라앉는 감정.
- 2
평면과 목각의 병행
평면 회화와 목각 채색을 나란히 둔 작업. 붓이 평면에 암시하는 것을, 끌은 깊이로 새긴다.
- 3
덜어 냄으로서의 깎기
깎는다는 것은 덜어 내는 일. 남은 것은 덜어 낸 것에 의해 규정된다 — 잔여를 다루는 데 꼭 맞는 문법.
작업과 레지던시
- 달천예술창작공간 입주 작가.
- 매체: 평면 회화 및 목각 채색.
- 주제: 갈등 이후 남겨지는 감정.
세 편의 에세이 —
잔여와 표면, 그리고 깎음에 관하여
1잔여의 감정 — 주제는 뒤끝이다
갈등을 다루는 대부분의 예술은 갈등 그 자체를 향한다 — 충돌, 파열, 무언가가 부서지는 극적인 순간. 기조의 작업은 그 순간이 이미 지나간 다음에서 시작한다. 그의 주제는 폭풍이 아니라 그 뒤에 오는 고요다. 말다툼이 끝나고, 관계가 달라지고, 남은 것을 안고 살아가는 일밖에 할 게 없어진 뒤 한 사람 안에 남는, 그 특정한 감정.
이것은 갈등 그 자체보다 더 조용하고 더 어려운 주제다. 사건은 묘사될 수 있지만, 잔여는 붙드는 수밖에 없다. 갈등 이후 남는 감정에는 또렷한 윤곽이 없다 — 그것은 서성이고, 무뎌지고, 다시 떠오르고, 가라앉는다. 그것을 사물로 만든다는 것은, 그토록 형체 없는 것에 어떻게 형상을 부여하되 그것을 위조하지 않을지를 묻는 일이다. 실제보다 더 요란하거나 더 말끔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그의 대답은 감정을 장면이 아니라 재료로 다루는 것이다. 그는 감정의 원인을 설명하지 않는다. 감정 그 자체를 다룬다 — 표면 위에 겹겹이 올리거나, 나무에서 깎아 내면서 — 그 잔여가 앞에 마주 설 수 있는 몸을 가질 때까지.
2평면과 부조 — 하나의 감정을 위한 두 개의 몸
기조는 두 매체를 동시에 다루며, 그 짝지음은 우연이 아니다. 평면 회화와 목각 채색은 그가 그저 둘 다 하게 된 두 가지가 아니다. 그것은 같은 물음에 다가가는 두 방식이고, 저마다 다른 하나가 닿지 못하는 곳에 닿는다.
그려진 표면 위에서 감정은 암시다. 색이 번지고, 흔적이 겹치고, 평면은 일종의 분위기를 머금는다 — 눈이 막힘없이 가로지르는 평평한 장(場) 위로 읽히는 잔여. 회화는 넓이를 내어 준다. 한 정서가 고르게 펼쳐지는 너른 면을.
깎인 부조에서 감정은 깊이가 된다. 붓이 가로질러 지나가는 자리를, 끌은 안으로 파고든다. 나무는 잘리고 다듬어지며 돋우어지고 패이고, 그렇게 깎인 형태 위에 채색이 올라가, 빛이 능선에 걸리고 골에 고인다. 회화가 펼쳐 놓는 같은 감정을 목각은 눌러 내린다 — 그리고 작업 전체는 그 둘 사이의 대화 속에 산다. 표면과 깊이, 그려진 것과 깎인 것, 평면과 입체.
3달천예술창작공간 — 작업의 느린 시간
기조는 달천예술창작공간의 입주 작가로 작업한다. 레지던시는 작업의 배경이 아니라 작업의 조건이다. 나무를 깎는 일도, 회화를 겹겹이 쌓아 올리는 일도 느린 노동의 형식이고, 느린 노동에는 그 둘레에서 흔들리지 않고 버텨 주는 자리가 필요하다 — 공간과 시간, 그리고 반복할 수 있는 허락.
그의 두 매체는 모두 인내에 보답한다. 깎기는 서두를 수 없다. 한번 낸 칼자국은 되돌릴 수 없기에, 손은 아무것도 무를 수 없음을 아는 것의 신중함으로 움직여야 한다. 겹을 쌓는 회화도 같은 침착함을 요구한다 — 다음 겹을 올리기 전에 한 겹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화면은 힘이 아니라 축적으로 깊어진다. 레지던시는 이 리듬에 머물 자리를 내어 준다.
그의 사물들은 바로 그 작업의 시간 안에서 나온다 — 스케치도 선언도 아닌, 시간을 들여 만들어진 것들. 저마다 갈등이 남겨 둔 것의 고요한 무게를 품은 채로. 작업실은 그 잔여가 느리고 신중한 몸을 얻는 자리다.
그려진 표면과 깎인 부조 사이에서, 기조는 하나의 차분한 물음을 추구한다 — 갈등이 남겨 두는 감정에 어떻게 몸을 부여할 것인가. 씨앗페에는 이 캠페인의 대상이 아니라, 동료 예술인과의 연대자로 함께한다 — 작품 판매 수익이 오늘 금융 차별을 겪는 예술인에게 저금리의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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