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콘텐츠로 이동

무의식의 색을 찾아서: 박수지의 Refresh

작가를 만나다 · 발행 2026-04-20 · 씨앗페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돌아온 작가. 박수지는 캔버스를 매일의 일기 삼아 자신의 무의식을 기록한다.

박수지, 〈KINDRED LIGHTS〉, 2025, Oil and spray on canvas, 116.8x91.0cm
박수지, 〈KINDRED LIGHTS〉, 2025, Oil and spray on canvas, 116.8x91.0cm

박수지에게 캔버스는 일기장이다.

"창작은 단순한 표현의 행위를 넘어, 개인의 사유와 감정을 기록하는 과정이 된다. 매일 캔버스 위 터치를 남기는 행위는 일기와 같이 작가의 철학과 미학적 탐구를 축적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작업은 삶 자체를 이끄는 중요한 요소로 기능한다."

그렇게 쌓인 기록의 출발점은 일본이었다.

무사시노에서 돌아온 붓

박수지는 2016년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학(Musashino Art University) 유화학과를 졸업했다. 그 유학 시절이 그녀의 작업 전체를 결정지었다.

"타문화권에서의 경험은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들 사이에서 동화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만의 색을 더욱 강하게 지켜내려는 태도가 형성되었다."

2015년과 2017년, 일본 BANKAN 갤러리 초대전으로 일본에서 활동을 이어가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의 개인전 시리즈가 작가의 전국 지도가 됐다.

refresh, 도시에서 도시로

2020년 아트 스페이스 앳에서 《어흥전》, 2017년 THE PLOT GALLERY 《그림이 싱싱해》. 그리고 2024년부터는 한 단어로 묶이는 시리즈가 시작된다.

  • 2024 설미재 미술관 《refresh》
  • 2024 노을 아티잔 센터 《refresh Seoul》
  • 2024 갤러리 177 《refresh Busan》
  • 2025 도화헌 미술관 《refresh Goheung》
  • 2025 갤러리 충장 22 《refresh Gwangju》

서울, 부산, 고흥, 광주. 한 작가가 한 주제를 들고 한국의 여러 도시를 돌며 새로 고침을 반복하는 방식. 단 하나의 전시 제목으로 1년 반 동안 전국의 공간을 통과했다. 2025년에는 도화헌 미술관에 〈블랙홀〉이 소장됐다.

무의식 해석하기

2018년과 2024년, 박수지는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에서 특별강연을 열었다. 제목은 《무의식 해석하기》. 작가 본인의 작업 주제이자, 다음 세대에게 건네는 문장이기도 하다.

색, 스프레이, 그리고 존재

박수지, 〈LION KING〉, 2020, Oil and acrylic on canvas, 100.0x80.3cm
박수지, 〈LION KING〉, 2020, Oil and acrylic on canvas, 100.0x80.3cm
〈LION KING〉 — 2020년의 색

박수지의 캔버스는 유화와 스프레이, 아크릴이 섞인다. 전통적인 유화의 물성에 스프레이의 순간성이 만나며 화면에 일종의 호흡이 생긴다. 《TROPICAL FOREST》(2025)나 《KINDRED LIGHTS》(2025)처럼 최근작 제목들에는 '빛'과 '관계'의 키워드가 뚜렷하다.

씨앗페 출품작 네 점은 서로 다른 연도를 품고 있다. 2020년의 《LION KING》과 《TOGETHER》, 2025년의 《KINDRED LIGHTS》와 《TROPICAL FOREST》. 그 사이의 5년이 한자리에 놓인다. 일기를 묶어 한 권으로 내놓는 셈이다.

씨앗페의 네 점

박수지는 씨앗페에 네 점을 내놓았다.

박수지, 〈TROPICAL FOREST〉, 2025, Oil and spray on canvas, 65.1x53.0cm (판매됨)
박수지, 〈TROPICAL FOREST〉, 2025, Oil and spray on canvas, 65.1x53.0cm (판매됨)
박수지, 〈TOGETHER〉, 2020, Oil on canvas, 53.0x53.0cm
박수지, 〈TOGETHER〉, 2020, Oil on canvas, 53.0x53.0cm

한국 예술인의 84.9%가 제도 금융에서 배제된다. 씨앗페 출품 작가들이 내놓은 작품이 만드는 상호부조 기금은, 금융 차별을 겪는 동료 예술인에게 저금리 대출로 이어진다.

매일 캔버스에 터치를 남기는 일이 기록이고, 작품의 판매가 연대의 기록이 된다. 박수지가 유학 시절 "자신만의 색을 지켜내려는 태도"를 익혔다면, 씨앗페는 그 색이 다른 작가의 색까지 지켜주는 방식이다.

동화되지 않되, 함께

유학 시절 그녀는 "동화되기보다는 자신만의 색을 지키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그 선택은 고립이 아니라 '관계'로 이어진다. 《TOGETHER》, 《KINDRED LIGHTS》 같은 제목이 증언한다. 자기를 지키면서도 타자와 함께 빛나는 방식이 있다는 것. 씨앗페도 그 방식의 한 판본이다.

박수지의 작품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함께 읽으면 좋은 글들을 소개합니다:

박수지 작가의 출품작 전체 보기 →

관련 매거진

같은 길을 걷는 작가들

작품 구매 가이드

씨앗페

발행 2026-04-20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