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베어지기 전에, 우리가 먼저 그 앞에 섰습니다
백 년입니다. 풍천리 잣나무가 지금 키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이. 강원도 홍천 가리산 자락에 1,800헥타르로 펼쳐진 이 숲을 산림청은 '100대 명품숲'으로 꼽았습니다. 1,800ha, 국내 최대 잣나무숲이자 국내 유일의 100년 잣나무숲입니다. 나무 사이로 산양이 지나가고, 까막딱다구리가 둥지를 틀고, 골짜기에는 수달이 삽니다. 마을 사람 열에 일곱은 이 숲이 떨어뜨린 잣을 주워 한 해를 납니다. 이곳 사람들에게 숲은 살림이자 이웃이고, 백 년을 함께 산 식구입니다.
그 백 년을 84개월이면 지울 수 있다고 합니다. 잣나무 11만 그루가 잘려 나가고, 51가구가 물에 잠기거나 정든 집을 떠나야 합니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2024년 10월, 이설도로를 낸다며 벌써 2,256그루가 먼저 쓰러졌습니다. 톱날은 이미 숲의 가장자리를 파고들고 있습니다.
「베어지기 전에 풍천리」는 이 숲과 주민들 곁에 서기 위한 긴급 음악 문화행동입니다. 2026년 8월 1일(토)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음악가 13팀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8월 1일, 청와대 앞에서 일곱 시간
8월 1일 오후 1시부터 저녁 8시까지,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릴레이 공연이 열렸습니다. 천막 하나 없는 아스팔트 위였습니다. 휴대전화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하라는 폭염 재난문자가 연달아 울렸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왔습니다. 풍천리 주민들은 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지리산과 원주와 인제에서도 시민들이 달려왔습니다. 해외 출장을 마치고 공항에서 곧장 공연장으로 온 사람도 있었습니다. 제주에서는 항공권을 구하지 못해 오지 못했다는 소식도 왔습니다.
양수발전소 건설 반대 대책위의 이창후 총무는 "이 더위는 오히려 덥게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주민들이 견뎌온 시간에 비하면 그날의 폭염은 견딜 만하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날의 무대

물장구클럽이 전쟁 반대 메시지가 새겨진 붉은 티셔츠를 입고 첫 무대를 열었습니다. 강민정은 풍천리 숲에서 나무와 함께 호흡했던 시간을 노래하며 "눈을 감으면 난 느낄 수 있어, 너의 소중한 꿈들"이라고 나무의 꿈을 헤아렸습니다. 경하와 세민과 멍구와 흑염소는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의 삶을 노래했습니다. 한자리를 오래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는 풍천리 주민들의 삶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장현호는 '언제나 전부'를 불렀습니다. "그대 폭풍 속을 걷고 있을 때, 그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아나자오는 도시 청년의 노래를, 강상석은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고 뜨거운 숙명이 되자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김민정(알마즈)의 발라드와 재즈 보컬 자이의 무대가 지친 사람들을 달랬습니다.

마을 주민 서도화 씨가 무대에 올라 '남촌에 살리라'를 불렀습니다. 늘 '풍천리에 살리라'로 바꾸어 부르던 노래였습니다. 객석에서 큰 박수가 터졌습니다. 이어 남수의 목소리가 퍼지자 청와대 앞마당이 잠시 숲이 되었습니다.
해가 기울고 경찰이 하나둘 철수한 뒤에도 공연은 이어졌습니다. 종이코트가 무대에 올랐고 풍천리 주제곡 '우리가 나무다'를 만든 하늘소년이 뒤를 이었습니다. 삼각전파사는 "I Can't Live Without You"를 불렀습니다. 그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풍천리의 숲과 나무이기도, 그 자리에 모인 서로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은 치핵이었습니다. 가사 없는 노래였습니다. 거친 기타와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가 청와대 앞을 가득 메웠습니다. 공연을 지켜보던 이지녀 무당은 "숲의 나무들이 분노하는 소리 같다"고 했습니다.
"젊은 뮤지션들이 풍천리 주민과 연대했다. 무엇이 두려우랴!"
이날의 기록은 최형미(여성학박사)가 글로, 권동희 작가가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위 공연 사진 세 장도 권동희 작가가 찍었습니다.
그날의 순서
| 시간 | 무대 |
|---|---|
| 13:00–13:30 | 물장구클럽 |
| 13:30–14:00 | 강민정 |
| 14:00–14:30 | 경하와 세민과 멍구와 흑염소 |
| 14:30–15:00 | 길가는밴드 장현호 |
| 15:00–15:30 | 아나자오(ANAZAO) |
| 15:30–16:00 | 강상석 |
| 16:30–17:00 | 김민정(알마즈) |
| 17:00–17:30 | 자이 |
| 17:30–18:00 | 남수 |
| 18:00–18:30 | 종이코트 |
| 18:30–19:00 | 하늘소년 |
| 19:00–19:30 | 삼각전파사 |
| 19:30–20:00 | 치핵 |
| 20:00–20:10 | 마무리 · 단체사진 |
예순에서 여든의 손들이, 7년을 지켰습니다

주민들은 2019년부터 이 사업에 반대해 왔습니다. 평균 연령이 약 70세인 주민들이 7년째 목소리를 내고 있고 반대 집회는 연말 기준 705여 차례에 이릅니다. 예순에서 여든의 손들이 그 오랜 시간 팻말을 들어왔습니다. 매일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매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더위와 한파 속에서도 쉬지 않았습니다.
- 강원도 홍천군 화촌면 풍천리 일원에 600MW 규모 홍천 양수발전소 건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 2025년 8월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건설사업 실시계획을 승인·고시했습니다.
- 이설도로 공사 과정에서 잣나무 2,256본이 사라진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 2024년 7월 홍천군청 앞 농성 과정에서 주민들이 연행됐고(강원일보), 2024년 말에는 주민들에게 총 1,800만원의 벌금 약식명령이 내려져 정식재판을 청구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숲을 지키려던 사람들에게 돌아온 것은 벌금과 재판이었습니다. 70 평생 남에게 해를 끼친 적 없는 사람이, 내 땅을 지키겠다는 이유로. 그래도 주민들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의 무기는 사랑입니다.
노래가 가닿아야 할 곳

우리에게는 판결을 뒤집을 힘도, 공사를 멈출 권한도 없습니다. 하지만 숲이 사라지기 전에, 그 앞에 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예순에서 여든의 손을 마주 잡으러, 음악가 열세 팀이 청와대 앞에 섰습니다. 우리 노래가 가닿아야 할 곳이 여기 있었습니다.
무대는 음향 장비를 실은 트럭으로, 전력은 차량 전기로 대신했습니다. 그래도 드는 비용이 있었습니다 — 악기를 옮길 탑차와 인력, 한여름 아스팔트 위 관객을 위한 생수와 그늘막과 의자, 그리고 현수막과 깃발.
공연은 끝났지만
공연 나흘 뒤인 8월 5일, 주민들은 김성환 환경부 장관을 만났습니다. 장관은 "현실적으로 공사를 막을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오래 버텨온 자리에서 주민들은 울었습니다.
청와대 앞에서 울린 일곱 시간의 음악은 그 자리를 앞둔 호소였습니다. 답은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숲은 아직 그 자리에 있습니다. 톱날도 그대로입니다.
후원은 8월 15일까지 이어집니다. 모인 돈은 공연에 든 비용을 정산하고 남는 만큼 홍천 현장의 후속 행동과 기록 영상, 주민 지원에 씁니다. 공연은 하루였지만 그다음이 남았습니다.
모금액 사용 계획
| 항목 | 금액 |
|---|---|
| 공연 직접비 (악기 운반·생수·의자·그늘막·현수막·깃발·예비비) | 2,510,000원 |
| 리워드 제작 (A2 포스터 인쇄) | 약 1,000,000원 |
| 후속 연대활동 (홍천 후속 행동·기록 영상·주민 지원) | 약 1,500,000원 |
공연 직접비는 2026년 7월 21일 실행 준비 회의 안건 기준 추정치이며 실집행 후 내역을 공개합니다. 목표를 넘는 금액은 전액 후속 연대활동에 사용합니다.
리워드: 공연 포스터 A2
후원해주신 모든 분의 성함을 이 페이지 후원자 명단에 올립니다(익명 선택 가능). 2만원 이상 후원자께는 「베어지기 전에 풍천리」 공연 포스터(A2)를 드립니다.
포스터는 후원 시 등록해주신 주소로 택배로 보내드립니다. 8월 1일 공연 현장에서 이미 받으신 분은 알려주시면 발송하지 않습니다.
주최·정산
- 주최: 「베어지기 전에 풍천리」 공연 기획팀
- 모금·정산: 씨앗페 (한국스마트협동조합)
모금액 전액은 위 사용 계획에 따라 집행하며 마감 후 집행 내역을 공개합니다.
일정
- 7월 말 — 포스터 인쇄
- 8월 1일(토) — 공연
- 8월 15일(토) — 펀딩 마감

